오늘은 수영강 동대교 은어와 치리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수영강 반딧불이 생태공원 가꾸기
2017년, 수영강 한 유역에 생태공원이 조성되기를 바라며, 세부적으로 다슬기를 방류하여 반딧불이가 날아오르기를 기대했다. 사전 정화활동으로 생태계교란 어종인 블루길과 베스를 제거하고자 어류 채집을 했다. 희망하는 생태공원 유역지는 신천이었는데 어류 모니터링을 하던 중이어서 동대교 부근에서 한 번 더 모니터링을 하자고 했다. 동대교에서는 최근 은어가 계속 채집이 되기도 했지만 베스와 블루길도 많이 채집되었다. 채집된 어류 중 토종 담수어는 종별로 한두 마리가 잡히는데 체장이 크지 않는 반면 블루길과 베스는 항상 통통하게 여러 마리가 늘 채집되었다. 이종필 회원, 이해술 회원과 함께 동대교와 회동교 부근에서 다시 채집을 해 보고자 투망으로 어류를 채집했다. 방금 막 잡아 올린 어류들의 피부가 뚝뚝 뜯겨져 있었다. 놀란 눈으로 이 모습을 보며 물속에 어떤 강력한 포식자 어류가 있거나 날아다니는 새들이 쪼아 먹으려다 도망친 물고기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반갑다, 은어야
이종필 회원도 믿기지 않아서 다시 투망을 치러 갔다. 처음 투망을 친 곳은 동대교에서 회동교 방향이었다. 이번에는 회동교에서 동대교 방향으로 투망을 쳤다. 회동교 부근의 하천에서는 해마다 은어가 잡혔다.
은어는 1급수의 어종이며 회귀성 어류이다.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을 위해 하천으로 회귀하여 알을 낳은 후 죽는다. 알에서 자란 치어는 어느 정도 성장하면 바다로 가서 활동하다가 산란기에 다시 하천으로 회귀를 한다. 회동교 부근에서 잡히는 은어의 물길은 광안리 바다에서 금사공업지역 하수가 유입되는 수로일 텐데 금사공업지역 하수관로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역류하여 이곳 회동교 부근까지 온다는 것이 참 의문이었다.
지난해 어류채집에서 은어가 잡혔을 때 청소년 어류박사 재현이의 말에 의하면 육봉종 같다고 했다. 육봉종이란 은어가 회귀하지 않고 회동교 부근에서 정착하여 텃새처럼 그곳에서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육봉종이어도 귀한 어종인 은어가 채집된 것만으로도 반가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살이 뚝뚝 뜯겨진 어류가 채집되어 너무나 놀랐다.
아픈 치리를 보고
회동교에서 동대교 방향으로 채집한 어류에도 피부궤양이 있었다. 금방 잡은 어류들의 비늘사이로 연분홍핏물이 배어 나왔고 군데군데 곪아서 살이 패인 자국들이 있었다. 이해술 회원이 이 어류들의 이름이 치리라고 했다. 두 번째 채집된 어류에는 누치와 붕어 얼룩동사리가 있었는데 누치와 붕어의 비늘사이에서도 핏물이 흘렀고 군데 군데 검게 변색이 되어 있었다.
7월인 여름의 계절이라 수질온도가 높아서 어류질병의 원인이 가중될 수도 있겠지만 원인파악이 급선무여서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 집행부로 먼저 연락을 했다. 생명과학과 교수이신 대표는 어류전공 박사를 추천하였고 추천받은 박사는 어병실험에 드는 비용을 걱정하였다. 사무처장에게 전화를 하니 알아보고 연락을 하겠다고 했지만 답이 없었다.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가 하천의 어류 문제에 대해서 알아볼 만한 시스템이나 메뉴얼이 없는 것을 보고 필자가 직접 어병 관련한 부산시 산하 여러 기관들을 차례차례 문의 전화를 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부산 하천의 어류의 질병에 대해 의뢰할 만한 시스템이 전무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어류질병 전문기관을 찾다
여러 곳에 전화를 하며 피부가 뚝뚝 뜯겨진 체 살고 있는 물고기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실험기관을 찾으려 안간힘을 쓰며 마지막으로 기장 수산과학관 어류전문박사와 통화를 하게 되었다. 필자의 긴급한 상황과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자 전화기에서 웃는 소리로 부경대 수산과학과 어병 교수를 소개하겠다고 했다. 필자의 하소연을 받아준 박사 덕택에 부경대 수산과학관 어병예방학 실험실과 연결이 되었다. 어병예방학 실험실 연구원은 어병실험을 위해 어류가 살아있는 채로 이동을 해야 하는 등의 유의사항을 전하였고 필자는 이종필, 이해술 회원과 동대교 부근에서 다시 어류 채집을 해서 신선도를 유지하며 이해술 회원의 승합차에 실어 부경대 어병예방학 실험실로 옮겼다. 위에 보이는 사진의 치리가 저 모습으로 살아서 어병실험실에 공수가 된 것이다.
금사공단 대기오염ㅡ회동수원지취수원 오염원,
금사공단 폐수ㅡ동대교하천 오염원
어류의 피부궤양에 대해서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동대교 부근을 관리하는 구청과 시청 관계 부서 담당들과 어류의 궤양 원인과 해결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 그러나 구청 환경위생과의 답변은 하천수 검사지표 8항목에 대한 책임은 있지만 물고기의 질병에 관해서는 자신들의 담당부서 소관이 아니라고 했다. 다만 환경위생과는 폐수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더 잘하겠다는 답변은 하였다. 하천의 하수관로를 담당하는 건축과 담당은 더더욱 건축과와 물고기가 상관이 있느냐는 답변만 했다. 시청의 생활하수과의 의견을 물으니 상수원 보호구역도 아니라는 말을 해서 내 눈을 동그랗게 했다. 상수원이 아닌 하수원은 곧 하수구라는 뜻으로 들려서 생활하수과 책임자로서 이런 말을 한 것에 대해 기가 막혔다.
금사공업지역 폐수배출기준 유명무실, 생태하천사업 역행
하천살리기 추진단은 공업지역의 하수배출기준이 생활하수 배출기준 보다 덜 엄격히 적용이 되고 있는데 금사공업지역 폐수배출 기준을 시행령을 개정하여 좀 더 엄격하게 배출이 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구청의 환경위생과, 건축과, 시청의 생활하수과, 하천살리기추진단, 모두의 의견을 물었지만 물고기에 대한 대책은 아무 부서도 관계가 없었다. 그럼에도 생태하천 만들기 사업은 물고기와 상관없이 수십억을 투자하고 있다.
관계기관과 물고기의 궤양에 대해서 논의와 대책을 구하는 동안 어병예방학 실험실에서 조사결과를 메일과 우편으로 보내 주었다. 실험비는 부산시의 협조로 무료로 하게 되었다. 조사결과에 회동수원지를 해동수원지로 기재하였는데 회동수원지의 정확한 명칭을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았다. 다음은 조사결과이다.
아픈 치리 원인 조사 결과
▲회동수원지에서 서식하고 있는 치리에서 그림(위 사진)과 같이 피부에서 궤양(Ulcer), 상피세포의 박리(erosion) 등의 병변을 보임. ▲당시 수온은 18~20℃, 어체의 크기는 전장13.8±1.7㎝. 무게는 18.6±6.3g이였으며 샘플링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비슷한 증상의 병어가 관찰되고 있음. ▲해당 병변에서 광학현미경을 이용한 기생충 감염검사를 실시하였으며, 해당 병변부분은 CY배지(Cytophaga agar)와 TSA배치(Tryptone Soy agar)에 접종하였으며 두신과 비장의 경우 TSA(Tryptone soy agar)에 접종하는 방법으로 세균배양검사를 실시하였음. ▲우점적으로 분리된 균을 순수분리하여 DNA extraction 후 16s rRNA gene의 증폭 및 sequnceting하여 NCBI에서 상동성이 가장 높은 균을 찾기 위해 blast를 실시함. ▲병변에서 기생충은 검출되지 않았음 ▲세균 배양검사의 경우 형태학적으로 5가지의 Colony를 순수분리하였으며 Actinetobacter sp, Aeromonas salmonicida, Aeromonas hydrophila, Beta proteobacterium, Avinetobacter junii로 동정되었으며 아래표에 나타내었음.
치리 병명
▲총 5가지 세균이 형태학적으로 구분되어 동정되었음. 이 중에 어류에게 병원성이 있다고 알려진 세균은 에로모나스 하이드로필라(Aeromonas hydrophila), 에로모나스 살모니시다(Aeromonas salmonicida)임. ▲두 병원체 모두 어류의 피부에 궤양이나 박리를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로 알려져 있어 두 가지 병원체의 복합감염에 의해 해당 병변이 나타날 개연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됨. ▲에로모나스(Aeromonas)의 경우 16s rRNA gene을 이용해서 species level까지 동정은 힘든 세균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당 세균은 NCBI blast결과 다른 에로모나스와 비슷한 Max score, Total score, Identity를 가지고 있어 현재의 결과로 species level 수준의 동정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
병원균 검색
실험결과를 보며 두 개의 병원체는 어류의 피부에 궤양을 줄 수 있는 전형적인 어류의 병원균이지만 다른 세 개의 병원체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서 전화로 물어보니 환경에서 오는 원인 같다고 했다. 환경에서 오는 경우를 더 묻고 싶었지만 부담과 불편을 주는 것 같아서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보기로 했다.
▲아시네토박터 에스피 (Acinetobacter sp)
Acinetobacter 감염은 병원 내 감염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지만, 더운 지방에서는 지역사회 감염도 종종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하지는 않지만 보고되고 있고, 환경에서 분리된 Acinetobacter들이 감염과의 관련성을 전혀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병원의 Acinetobacter가 환경으로 흘러나온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더군다나 imipenem이나 colistin과 같이 중요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갖는 세균이 환경에, 그것도 우리 주변의 생활환경에 존재하다는 것은 신경을 써야만 하는 대목이다. [출처] 환경의 Acinetobacter(아시네토박터)|
▲에로모나스 살모니시다 (Aeromonas salmonicida)
에로모나스 살모니시다(Aeromonas salmonicida)는 세균성 질병, 원인균으로서 연어과 어류의 특유한 병원균이었으나, 현시점에서는 잉어과 어류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그람 음성균이며 비운동성인 단간균으로서 크기는 1×1.7∼2.0㎛정도이다. 무지개송어에 감염되면 4-5일부터 어류는 죽기 시작하며 밀식된 양어장일수록 많은 병어를 관찰할 수 있다.
증상 : 1.급성형 : 외부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죽는다 2.아급성 형 : 외부증상이 나타나자마자 죽는다 3.만성형 : 심한 장염과 지느러미기부의 출혈이 나타나며 오랫동안 계속적으로 죽는 율이 증가된다. 4.불현성형 : 병원균은 분리되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죽지도 않는다.
부스럼 병의 특징은 지느러미기부가 붉어지면서 체표에 융기된 환부가 관찰되며 근육 층에 작은 병소가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되어 병원균의 증식에 따라 근육이 융해되고 출혈반점과 장액이 삼출되고, 유주세포의 침윤으로 병소가 팽창된다.
이 병소의 피부는 괴사되고 붕괴되어 궤양화된다. 이 병원균의 감염은 피부손상에 의한 것으로 선별, 이동시에 입는 상처에 의한 감염이 대부분이라는 보고가 있다. 또 다른 감염경로가 보고되었는데, 아가미를 통하여서도 감염된다. 이때 아가미 상피세포나 아가미 모세혈관에 세균의 증식이 인정되며 또한 아가미에 맥류가 많이 나타난다.
병원균은 혈행에 따라 조직 내에서 증식하여 조직을 붕괴하고 혈관을 따라 심장이나 비장, 신장에 이동하여 병소를 형성한다. 또한 장에 이르러 심한 장염을 유발시킨다. 이때 장관은 붉어지고 내부에 혈액이 혼합된 점액물이 고이며 심한 카타르성 염증을 수반하게 된다.
치료대책은 사육수의 오존처리로 바이러스성, 세균성 질병의 예방에 필요하다. 여의치 못할 경우에는 항생물질을 투여하여야 한다. Oxolinic acid, Oxytetracycline, Sulphonamides, Nifurprazine 등을 경구 투여하면 치유된다. 또한 발안란을 Povidone iodine으로 소독할 필요가 있다(출처: 충청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연구개발과 –어병과 대책).
▲에로모나스 하이드로필라 (Aeromonas hydrorhila )
수질이 나빠지게 되면 에로모나스 하이드로필라 라고 하는 세균에 의해 피부병이 생겨서 발생한다. 주로 봄 – 가을에 발생하지만 여름에 더 심하다. 하천, 호소, 양식장에서 발병하며 수온의 상승기, 하강기, 산소결핍시기에 발병하며 수질이 문제이며 물이 썩어가고 있다고 본다. [출처] 핏기가 일어난 진주린, 원인과 치료방법|
▲베타 프로테오박테리움 (Beta proteobacterium )
베타프로테오박테리아는 다른 모든 프로테오박테리아처럼 그람-음성균이다. 거의 모든 생활환경에서 살 수 있다. 대장균, 살모넬라, 비브리오, 헬리코박터 등 다양한 병원균 및 기타 여러 생물 속을 포함한다.
여러 호기성 또는 통성혐기성세균 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활성 정도의 범위가 매우 높지만, 화학무기영양균(예를 들어, 암모니아-산화균속 Nitrosomonas)과 일부 빛의존균(Rhodocyclus 및 Rubrivivax)도 포함하고 있다.
베타프로테오박테리아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의 질소 고정 과정에서 식물에서 중요한 화학 작용에 필요한 아질산염을 만들기 위해 암모늄을 산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들 중 많은 종이 폐수 또는 흙과 같은 환경 시료에서 발견된다. 이 세균 강에 속하는 병원성 균은 네이세리아균과(gonorrhea,meningitis)와 버콜데리아속(Burkholderia)이 있다. (출처 : 위키백과)
▲아시네토박터 주니 (Acinetobacter junii )
Acinetobacter junii는 아시네토박터 균의 일종으로 병원성 세균이며 저항성이 강하다.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소아나 소아암 환자들에게 패혈증을 일으키거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 균과 관련되어 보고된 문헌이 없으나 외국에서는 이 균과 관련하여 중요한 문헌보고가 많이 있다. (인터넷 검색)
치리 병원균 시사점- 수영강 동대교 세균감염이 원인
실험조사결과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3개의 병원균 중 아시네토박터 주니(Acinetobacter junii)는 병원성 세균으로 내성이 강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는 패혈증이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며 외국에서는 이 균에 관한 중요한 문헌보고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 균에 대한 보고가 없다고 한다. 베타 프로테오박테리움(Beta proteobacterium)은 종이폐수, 흙과 같은 환경 시료에서 발견되는데 대장균, 살모넬라, 헬리코박터, 비브리오 등의 다양한 병원균과 여러 생물 속을 포함하고 있고 거의 모든 생활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아시네토박터 에스피(Acinetobacter sp)는 이미펜엠(imipenem)이나 콜리스틴(colistin)과 같이 중요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갖는 세균으로서 병원 내에서 감염이 되는 균이다. 간혹 날씨가 더운 지방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이 종종 보고가 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지역 하천에서 발견이 된 것은 주목을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코로나19의 경우를 보면 내성균에 대해서 긴장을 해야 할 것이다.
어류실험을 한 연구원이 언급하지 않았던 세 개의 병원균 중 베타 프로테오박테리움은 생활환경에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환경성 세균이며 아시네토박터 주니와 아시네토박터 에스피는 병원성 세균으로서 항생제 내성이 강한 균이 지역사회인 수영강 동대교 부근에도 감염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하였다.
아픈 치리에 대해 누가 관심가지고 있나
여기까지가 비영리민간단체인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연구의 영역이라면 결과에 대해서 관계 기관은 얼마만큼 이 사실에 대해서 민감하게 받아들일지는 가늠이 되지 않는다. 2017년도 활동 사업 수영강생태문화 콘텐츠콤플렉스의 세부사업인 수영강 반딧불이 생태공원 가꾸기를 위한 생태계교란어종 블루길과 베스 제거를 위해 어류모니터링을 하던 중 발견이 된 치리의 피부궤양은 동대교 부근의 차후 수질과 환경영향에 대해서 진지한 활동사업을 고려해야겠다는 생각뿐만 아니라 우리의 활동결과를 관계기관 담당부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우리와 민·관 협치를 이루어 건강한 생태하천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