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 오삼이'의 죽음, 그가 던진 메시지
'반달곰 오삼이'의 죽음, 그가 던진 메시지
  • 김동필기자
  • 승인 2023.07.21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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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필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한국 정원 문화의 창시자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하던 반달가슴곰은 서식지 파괴, 보신 문화, 밀렵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2004년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복원사업이 시작되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곰 한 종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리산 전체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이다. 2020년까지 최소 존속 개체군인 50여 마리 이상 증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어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권역별 단위 서식권내 복원을 통한 백두대간 생태 축 복원으로 확대되었다. 1단계 복원사업은 지리산․덕유산(남부권) ,2단계 설악산․오대산(북부권), 3단계 월악산․소백산(중부권)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이하 반달곰)의 죽음은 이렇게 일어났다. 민가 재산피해(국가에서 보험으로 해결) 중 68%인 52건을 반달곰 오삼이가 일으켰다. 오삼이의 발신기 교체를 위해 마취총을 맞아 ‘관심 곰’이 도망치다가 계곡에 쓰러져 익사한 채 발견되었다. 현재 지리산에는 85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달가슴곰

출처: 국립공원공단

오삼이의 새로운 복원서식지로의 이동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지리산 권역과 김천 수도산 권역에 사는 지자체, 주민들과 함께 반달가슴곰 공존협의체를 만드는데 일조하였으며, 2단계 복원정책과 새로운 복원서식지 확대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그리고 죽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세계 최초로 지정된 미국 옐로스톤국립공원 Yellowstone National Park도 1920년 늑대가 사라진 이후 초식동물의 급격한 증가로 숲생태계가 파괴되자 1995년 ‘늑대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숲이 복원되는 등 생물다양성이 증가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보호지역에는 나무만 있고 동물은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반달가슴곰은 핵심종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최근에는 여우도 방사하는 등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반달가슴곰'은 도토리를 먹고 종자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 산포시키고, 거기에 배설물로 비료까지 제공해 주기 때문에 산림 생태계의 기능적 유지와 생태계 다양성 보전 차원에서 깃대종으로서 나무를 심는 몇 안 되는 동물 중의 하나이다.

불의의 사고로 오삼이가 유명을 달리 했지만 반달가슴곰을 위협하는 요인들은 여전히 많다. 서식지 훼손과 파편화가 가장 큰 문제이며, 지리산은 물론 인근 반달가슴곰이 이동하는 인근 백운산에서도 올무에 걸려 폐사한 반달곰이 발견되는 등 불법 엽구로 인한 피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서식지가 탐방로와 겹치는 등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미국이나 일본의 곰과 같이 위협적이지는 않으므로, 임신기나 어린 개체과 함께 있을 때만 조심한다면 큰 위협은 적을 것으로 생각되고, 도리어 반달가슴곰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도록 서식지 생태통로 등을 안전하게 연결하여 주면 서식지 확대는 물론 인간과의 접촉도 줄일 수 있으며 그들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 짐으로서 공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삼이가 그렸던 통행권과 정주권은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인간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도 서식의 권리를 주는 것은 인간만이 아닌 다른 생명과 공존하겠다는 우리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멸종위기종의 복원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사업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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