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1,300만 시대 대한민국에는 신생아 수는 줄고 반려동물만 폭증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생아 수는 19,102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다. 이러다가 나라 망하겠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자녀를 낳아 길러야 개인도, 국가도 미래가 있다. 신혼부부들이 양육비나 교육비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자녀 대신 반려동물을 선택한다면 자녀도 교육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미래에 대한 가장 큰 투자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많은 돈을 들여 자녀를 귀하게 키우지 않아도 자녀는 잘 성장할 수 있다. 애정을 가지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자녀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 등 세상을 바꾼 큰 인재 중에는 오히려 어려운 환경에서 자수성가한 사람이 많다.
출산율은 내려가 국가 위기 상황에 도달하는데 반려동물 트렌드 확산을 국가 지도자가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취업은 필수고 결혼은 선택이다.”가 대통령 출마 당시에 그분을 지지한 어느 여성 노동단체의 구호였다. 결혼 안 한 여자도 대통령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여성 비혼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그분도 국외 송출 우리 아이 입양 대신 강아지 네 마리를 키웠다. 그러자 국내 반려인 수도 증가해 반려동물 문화 트렌드가 생겨났고 애견샵은 폭증했다.
반려동물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반려동물 문화가 트렌드인 대한민국의 세계 최저 출생은 당연한 귀결이다. 2023년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는 552만 명, 반려인은 1262만 명이다. 2020년 말 대비 양육 가구 수는 2.8% 증가했다. 확산 문화는 역작용도 많다. 건강 면에서 반려인에게 늘 안전하지 않다. 반려동물이 옮기는 각종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약한 아이나 노약자들의 건강에도 일정 부분 위해 요소가 있고, 태반 형성 등 임신 초기에는 이 바이러스가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부모가 아이를 낳지 않은 신혼부부 자녀의 반려견 양육을 반대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반려동물의 위해성 때문에 반려 식물 갖기 운동도 확산 일로에 있다.
도 넘은 동물복지, 반려동물 문화
자녀가 없다 보니, 애완동물을 자녀로 생각해 반려동물이 상전이 되는 기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른바 '개마카세'까지 유행한다. 개에게 주방장 특선 요리를 먹이는 것이 개마카세다. 일본어 오마카세에서 기원된 말이다. 대한민국 부촌 중의 부촌 청담동에는 반려견 코스요리 오마카세 가게가 있다. 돈이 없는 사람은 먹어 보기기도 힘든 세프 특선 요리를 반려견이 먹는 요지경 세상이라고 할까? 반려견의 무게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 5.8만~7.8만원 수준이다. 반려견과 추억 쌓기로 인기가 있다.
동물에게 애정을 쏟는 의미의 애완동물 대신 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반려동물문화 산업은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애견샵, 애견호텔, 애견유치원(이하 애견원)까지 성업하는 등 펫산업도 초고속 성장해 8조원 규모다. 키우는 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다 보니 자식과 똑같이 좋은 곳에 데려가고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어한다. 죽음도 남다르게 기억하기 위해 반려동물의 털이나 발톱으로 보석을 만들어 주고 장례도 치러 주는 상조회사도 있다. 매월 4만~8만원을 내면 최고급 수의와 염에다 유골함도 받는다. 이 모두가 결혼을 포기하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애를 낳지 않지 않기 때문에 애완동물을 자녀처럼 여기는 반려동물 문화 탓이다.
결혼하지 않고,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문화에서 기인한 반려동물 트렌드는 초과잉 동물복지로 나타난다. 애견원과 애견 호텔, 펫수제 음식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애견원에는 반장견도 뽑는데 선출된 반장견 엄마가 간식도 돌린다고 한다. 동물을 사람으로 희화하면 어느 정도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지자체도 반려견을 사람처럼 중시해 한강 뚝섬에 반려견 수영장까지 생겼다. 샤워 시설은 물론이다. 반려동물 화장장까지 생기고 반려동물 추모공원도 만든다.
세상이 '개'판이다.
반려견이 부모보다 귀한 대접을 받는다. 반려견에 월 수십만을 쓰면서 부모에게 용돈은 안 주는 자녀들이 늘어난다. 여행 가면서 반려견을 애견호텔이나 부모에게 맡기면서 김치만 먹고 사는 부모에게 “어머니 고기 사드세요”라는 말은 없고 반려견에게 고기 먹이라고 돈을 주고 간다. 반려동물 초과잉 복지로 인륜도 무너지고 있다.
국가나 지자체까지 나서서 사람보다 동물 우대에 예산을 마구 쓰는 일은 어떻게 보아야 할 까? 사람에게 쓸 예산도 모자라는데 반려동물 놀이터, 반려동물 공원을 만들 필요 있을까? 동물보호 및 복지 대책 사업은 해마다 늘어 2020년 45억 원, 2021년 52억 원, 2022년 110억 원으로 폭증했다. 반려동물 인프라 구축 사업도 2020년 46억 원, 2021년 35억 원, 2022년 약 47억 원 규모다.
반려동물 수가 는다고 지자체가 출산율 제고에 써야 할 돈을 반려동물 복지에 쓰면 되는가? 사람이 우선이다! 이번 추석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반려동물 보관소가 설치되었다. 국가 지원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회적 약자에게 반려동물 서비스까지 국가나 지자체가 나설 필요는 없다. 돈이 없으면 안 키우면 된다. 펫보험도 그렇다. 지자체나 국가가 반려동물에 쓸 예산은 삭감하자. 국가 부채도 많고 지자체도 과잉 부채로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에 반려 동물보호는 개개인에게 맡기고 국가는 반려동물이 아닌 국민에게 투자하도록 동물보호 정책의 근간을 바꿔야 한다.
반려 식물, 반려 석
코로나 이후 정신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반려 문화는 급속히 확장되고 있다. 반려 식물, 반려 석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지나친 몰입에서 오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동글동글한 돌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반려 석', 급변하는 세상에서, 돌은 변하지 않는다는 안정감이 반려 문화의 트렌드 변화를 볼 수 있다.
[일본엔 연간 1300만원짜리 강아지 요양원, 중국엔 반려동물 해외여행 패키지
https://www.chosun.com/economy/weeklybiz/2024/06/20/VASICASW3FFJ5M6WF24AOT6HOI/
채제우 기자
입력 2024.06.20.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