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정채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 오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닳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니까
당신은 지금 어떤 만남을 가지고 있습니까
우리는 이런 만남, 저런 만남을 기억할 것이다. 상대에 따라 우리네 마음도 달라지는 게 인간의 속성이 아닐까? 손수건을 갖다주고 싶은 사람도 있고, 배터리처럼 버리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나빠서 그렇다기보다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또 각자의 인성에 따라 상대의 반응도 달라지므로 딱히 정의 내리기 어렵다. 누군가의 잘못인지, 상대의 잘못인지. 그러나 한 가지 변함없는 진실은 인간관계를 성공적으로 지속적으로 만드는 비결은 상대를 보듬어 주려는 자세와 진정성의 중요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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